커피 원두 보관법, 냉장고 넣으면 더 빨리 산패됩니다

 

날씨도 덥고 습해서 원두를 냉장고에 넣어서 보관을 해본 경험 있으신가요? 

3년전 카페를 창업했을때 특히 여름철은 냉장보관을 했어요. 

휴가철이고 해서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았는데, 원두 봉투를 열었더니 텁텁하고 매캐한 냄새가 올라왔고, 결국 10만 원 가까운 원두를 모두 버려야 했습니다.ㅠ

구매한지 1주밖에 안되던 원두 였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그 답은 '보관 온도'가 아니라 '습기와 산소'에 있었습니다.


커피 원두 산패를 막는 올바른 보관 방법

원두 보관방법에 대한 잘못된 예와, 올바른 예의 모습을 이해하기 쉽게 이미지로 표현한 사진

모든 원두를 폐기 처분하고 또 이런일이 생기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보관방법에 대해서 공부를 했어요.

원두는 공기, 습기, 빛, 열에 의해 산패가 진행된다고 해요. 

저같이 냉장보관을 하게 되면 습기와 온도 변화가 발생해 원두 표면에 결로가 생기고, 주변 음식 냄새까지 흡수하기 되거든요.

가장 좋은 보관법은 직사광선을 피한 실온(약 15~20℃), 밀폐용기에 소분하여 보관하는 것입니다.


왜 냉장고가 오히려 독이 될까?

원두는 미세한 작은 구멍이 많은 다공성 구조에요. 숯 처럼 주변 공기와 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냉장고 넣었으니,

  • 습기가 유입되서

  • 원두 표면에 결로가 생겼고

  • 냉장고 냄새까지 스며들어

  • 산소와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는거죠.

이러니 향은 아예 사라졌고, 커피를 내렸을 때 텁텁하고 매캐한 후미가 남게 됩니다.

저 역시 "차갑게 보관하면 오래 간다"는 생각으로 냉장 보관했다가 가장 큰 손해를 본것이죠.


원두를 버리지 않게 된 보관법

원두 보관 방법에 대한 3가지의 예시를 이해하기 쉽게 이미지로 묘사한 사진

원두 보관법을 바꾼 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향이 오래 유지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는 아래 순서를 지키고 있습니다.

① 대용량은 반드시 소분

1kg 원두를 한 통에 모두 담지 않고 소분을 해주세요.

250g 씩 나누면 4개 통이 필요해요.

사용할 용기만 개봉 해주세요.

나머지는 실온보관 완전 밀봉 상태를 유지 해주세요.

이 작은 차이가 향 유지 기간을 크게 늘려줍니다.


② 불투명 밀폐용기 사용

빛을 받게 되면 향미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요.

투명 유리병보다

불투명 용기나 밀폐 지퍼백을 추천해요. 

그래도 투명 용기밖에 없다면 가급적 열탕 소독을 먼저 하신 후 원두를 담아주세요.

그리고 외부는 어두운 천을 감싸 주시면 됩니다.

무엇보다 핵심은 말이죠.

개봉 횟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③ 보관 장소는 실온 그늘

추천 장소는

  • 찬장 안쪽

  • 서랍 내부

  • 햇빛이 들지 않는 곳

입니다.

주방은 온도변화가 심하고 온도가 높기 때문에 저는 주방과 떨어진 곳에 보관을 해요. 

그래야 온도변화가 덜 심하거든요. 


장기 보관은 냉장보다 냉동?

많은 분들이 헷갈리기도 하지만, 사실 저도 첨엔 긴가민가 했어요. 

냉장 보관은 비천이지만, 냉동 보관은 조건만 맞으면 가능하다는 것에 대한 이론이 있더라고요.

이 원칙만 따르면 가능 하답니다.

  • 1회 사용할 만큼만 소분

  • 공기를 최대한 제거

  • 밀폐 후 냉동

  • 해동한 원두는 다시 얼리지 않기

이 방법으로 보관한 원두는 장기간에도 향 손실이 훨씬 적었습니다.


로스팅 정도에 따라 소비 시기도 다르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죠.

로스팅 추천 소비 시기
약배전 로스팅 후 7 ~ 21일
중배전 5 ~ 14일
강배전 3 ~ 10일

이번에 원두 보관법을 공부 하면서 알게된 사실이 하나 있어요. 

강배전 원두는 기름 성분이 빨리 산화되므로 가능한 빨리 사용하는 것이 좋고

약배전은 일정 기간 디게싱(Degassing)이 필요합니다.

디게싱이라 함은 로스팅 후 원두 안의 이산화탄소가 자연스럽게 빠져나오는 과정인데요.

그래서 저는 로스팅한 날짜를 보고 최소 3일 정도는 지나서 사용을 해요. 너무 이른 시기에 추출하면 맛이 불안정할 수 있거든요.


원두 보관 체크리스트

앞으로 원두 보관시 아래 6가지만 기억해 주세요.

✅ 냉장 보관하지 않기

✅ 직사광선 피하기

✅ 소분해서 보관하기

✅ 개봉 횟수 최소화하기

✅ 밀폐용기 사용하기

✅ 장기 보관은 냉동, 단 재냉동은 금지


원두 맛은 그라인더에서도 변한다

습하고 더운 장마철 이지만, 따뜻한 향기의 커피 한잔이 생각이 나죠.

보관도 보관이지만, 이번에 카페를 운영하면서 가장 의외였던 부분은 그라인더 호퍼였습니다.

원두를 하루 종일 가득 채워두면 공기와 빛에 계속 노출되면서 향이 빠르게 감소를 하거든요.

가급적 당일 사용할 양을 넣고 매일 호퍼를 깨끗하게 청소를 해요.

이 습관 하나가 만으로도 따뜻한 커피의 향기가 훨씬 깔끔해졌습니다.


마무리

원두를 버렸던 그날 이후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장비가 아니라 보관 습관이었어요.

원두소비를 빠르게 회전 하다보니, 보관에 대한 생각은 뒷전이었던 그때를 뼈져리게 후회 하던 날이였죠.

예전에는 유통기한만 믿었지만,

지금은 공기, 습기, 빛, 온도 네 가지만 관리합니다.

습하고 더운 한열름 장마철에도, 추운 한파의 겨울에도 산패 때문에 원두를 버린 적이 이제는 없어요.

좋은 원두를 끝까지 좋은 상태로 사용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직접 경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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